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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시 / 이해인

신디 3357 2015. 7. 1. 10:14

7월의 시

 

-이 해인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랗게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일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테지요

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되십시오​

 

2015년 7월1일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