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무의 밥알, 나태주의 가을 풀꽃, 도종환의 멀리가는 물
배경음악; Ray of Love / Denean
밥알 -이재무- 갓 지어낼 적엔 서로가 서로에게 끈적이던 사랑이더니 평등이더니 찬밥 되어 물에 말리니 서로 흩어져서 끈기도 잃고 제 몸만 불리는구나 -------------------------------------------------- 가을 풀꽃 - 나태주- 짐승보다 사람이 더 무서운 날 사람 가운데서도 아는 사람이 더 섬뜩한 날 사람을 피해서 차라리 짐승이라도 만나고 싶어 혼자 찾은 오솔길 풀섶에 반짝, 덧니를 드러내고 웃는 알지 못할 가을 풀꽃 하나. 찾은 오솔길 풀섶에 반짝, 덧니를 드러내고 웃는 알지 못할 가을 풀꽃 하나.
------------------------------------------------------------------ 멀리 가는 물 - 도종환-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럽혀진 물이나 썩을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 만나며 그만 거기 멈추어 버리는 물은 얼마나 많은가 제 몸도 버리고 마음도 삭은 채 길을 잃은 물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물을 보라 흐린 것들까지 흐리지 않게 만들어 데리고 가는 물을 보라 결국 다시 맑아지며 먼 길을 가지 않는가 때 묻은 많은 것들과 함께 섞여 흐르지만 본래의 제 심성을 다 이지러뜨리지 않으며 제 얼굴 제 마음을 잃지 않으며 멀리 가는 물이 있지 않는가. 문학동인회 수레바퀴에서 시몽이라는 분이 올린 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