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 기온을 훨씬 밑도는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여행사 창구마다 동남아 골프투어 문의가 부쩍 늘었다. 특히 올 겨울, 강추위로 인한 전력 대란이 우려돼 골퍼들 사이에서는 "떠나는 것이 애국"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돌 정도다.
태풍 피해를 입은 필리핀, 지진 피해를 입은 일본 등이 골퍼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태국, 말레이시아가 새로운 동남아 골프 투어 목적지로 급부상 중이다. 게다가 지속되는 경기불황에도 큰 부담이 없을 정도로 저렴한 가격은 해외골프투어를 꿈꾸는 골퍼들에게 희소식이다.
그러나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도 있듯이 무조건 저렴한 골프 투어만 찾다가 낭패를 보는 골퍼들도 적지 않다. 최근 태국 소재의 한 골프장으로 투어를 다녀온 김용태(52)씨는 "악몽이었다. 가격이 저렴하고 골프장도 괜찮다고 해서 믿고 출발했더니 숙소는 여인숙 수준, 식사도 형편없어서 태국에 머무는 기간 내내 스트레스만 받다 왔다"고 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로 골프 투어를 다녀온 유원이(64)씨는 "골프장은 27홀 코스였는데 한국인 골퍼만 400명이었다. 매 끼니마다 밥 먹는 것도, 골프카트를 예약하는 것도 전쟁이었다. 하루 36홀을 칠 수 있다고 했지만 18홀을 플레이하는 것도 기적이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여행사에서 홍보한 가격과 현지에서 지불해야 했던 가격이 전혀 달라 낭패를 보는 경우도 더러 있다. 현지 골프장에서 이용하는 카트 비용이 하루 5-6만원이 넘어가는가 하면, 항공료에 붙는 세금이 20여만원 정도다. 캐디팁이 필요없는 것으로 알고 갔지만 캐디가 팁을 요구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해외골프투어에서 불편함을 겪지 않으려면 여행사의 상품을 확인해보는 게 우선이다. 첫째로, 가격이 너무 저렴하면 의심해봐야 한다. 태국과 말레이시아에는 우리나라보다 좋은 골프장이 많지만 숲을 밀고 깃대만 꼽은 수준의 골프장도 있다. 공항에서 5-6시간 이상 이동해야 하는 곳도 흔하다. 출발하기 전 인터넷 등을 통해 골프장과 주변환경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로 포함 금액과 불포함 금액을 살펴봐야한다. 태국 골프장의 경우 의무적으로 캐디를 써야 하고 카트 사용도 의무적인 곳이 많다. 캐디를 쓰면 팁까지 써야해서 18홀 당 3만원 이상의 추가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공항과 골프장 사이의 이동 차량비는 포함인지, 항공료 항목에서 유류할증료와 택스가 포함돼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세 번째는 골프장의 운영주체를 확인해야 한다. 한국인 골프투어를 받는 동남아 골프장 중에는 한국 손님 서비스의 주체가 불분명한 곳이 적지 않다. 현지에 도착해 미아가 되거나 골프장에 손님이 너무 많아 골프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다음에 소개하는 골프투어 코스는 그런 걱정을 접어두어도 되는 곳이다. 겨울철 장기 골프 투어에 잘 맞는 두 군데를 소개한다.
착한 가격, 훌륭한 시설, 극진한 식사 - 태국 카오야이, 힐사이드CC

힐사이드CC는 캐디, 카트 등의 비용을 다 포함해도 보통 태국 골프투어 가격보다 비싸지 않은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운다. 그런데도 시설과 서비스는 태국 어느 곳에도 빠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장점. 특히 숙소와 식사는 태국 골프장 중에서는 최상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국 제일의 국립공원인 카오야이 고원지대에 있어서 날씨가 우리나라 초가을처럼 시원하다. 방콕보다 5도 이상 낮아서 12월 한낮 평균기온이 27도 정도.
주로 태국주재 외국계 기업 글로벌세미나를 유치해 온 터라 특급 호텔 수준의 숙소와 바, 레스토랑, 수영장, 헬스클럽 등을 갖추어 태국 최고 수준의 골프 리조트라 할 만하다.
골프장은 고원지역(450m)에 자리잡은 만큼 한국 골프장 유사하게 완만한 구릉을 끼고 있다. 18홀 6770야드의 코스가 홀마다 다른 전략적인 공략을 필요하도록 설계되어 있고, 페어웨이와 그린 관리가 깔끔하다. 게다가 한적한 지역이라 말 그대로 “황제 골프”가 가능하다.
100실 규모 호텔의 전 객실이 마운틴 뷰, 코스뷰로 설계되어 있어 모든 방에서 아름다운 경관이 훤히 보인다. 인근 10분 이내 거리에 태국 최장코스(8,075야드)이자 세계에서 5번째로 긴 카빈부리CC가 있다. PGA 대회를 열어도 될 만큼 좋은 이 코스도 들러보길 권한다.
이 훌륭한 VIP급 골프리조트를 이용하는 가격이 정말 ‘착하다’
(문의 02-516-1511)
'가격 좋고 코스 좋고…' - 말레이시아 A.K 골프클럽

말레이시아 골프 투어는 싼 값이면 의심해 봐야 한다. 앞의 글머리에서 "27홀 규모의 골프장에 400명 넘는 한국 골퍼가 북적댔다"고 한 경험담에 해당하는 골프장이 많은 곳이 말레이시아다. 말레이시아 소재 골프장은 태국과는 달리 캐디 사용이 선택 사항이다. 대부분의 골퍼가 캐디 없이 플레이를 하므로 캐디 비용이 들지 않아 이용 금액이 저렴한 편이다. 그래서 최근 말레이시아 골프투어가 각광을 받고 있는데 그런 가운데 손님이 몰리다 보니 싼 값으로 손님을 받아 놓고 서비스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골프장이 적지 않다.
여기 소개하는 A.K(Ayer Keroh) 골프장은 말레이시아 골프의 매력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코스레이아웃으로는 말레이시아 랭킹 1위로 꼽히는 골프장으로 5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며, 말라카 주 정부가 운영하는 명문 코스이다. 겨울철 평균 기온이 20~25도를 유지하는 해양성 기후와 27홀 코스 내내 나무그늘 아래로 나있는 카트 도로 덕에 더위를 잊고 유유자적하게 플레이 할 수 있다. 카트가 페어웨이에 진입할 수 있으므로 체력에 자신 없는 골퍼에게는 더욱 좋다. 코스는 말레이시아 오픈과 말라카 오픈이 정기적으로 열릴 정도로 수준급이다. 7,700 야드 전장의 국제 규격이며 27홀 중 한 곳도 비슷한 홀이 없을 만큼 코스가 변화무쌍하고 재미있다. 골프장 입구에 수변 유원지와 한국인 골퍼를 위한 리조트가 정갈하게 새단장 되어 있다. 깔끔하고 푸짐한 한국식 뷔페가 제공되며 한국 방송이 시청 가능하다.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동남쪽으로 95km 지점. 한국 고속도로만큼이나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 거리에 있는 유서 깊은 해변 유적도시 말라카에 위치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국가이지만 말라카는 750년 역사의 고도(古都)로 아시아 최초로 유럽 식민지가 된 곳이라 비교적 문화적 다양성에 관대한 지역이다. 일찍이 중국계 말이이시아인들이 상권을 잡은 곳이라 골프장에서 20분 거리의 시내 중심가에서는 해산물 등 다양한 종류의 음식점이 많으며 유흥문화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골프장 주변에는 숙소에서 도보로 5분 이내 거리에 <JUSCO> 등 대형 마트가 있어서 편리하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숙식의 수준, 서비스의 일관성 등을 두루 갖추고 있어 특히 장기 골프투어 대상지로 적합한 골프장이다.
(문의 02-525-9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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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진 기자 sagemo@chosun.com
2012-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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