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문학의 중심, 대전문학관
대전지역 문학의 중심, 대전문학관
▲ 대전문학관
대전지역 문학의 중심, 대전문학관
2012년 연말, 새해를 닷새 앞두고 대전문학관이 문을 열었다.
대전의 경우, 대전문화예술의전당과 대전시립미술관이 공연과 전시분야에서 구심이 되고 있지만, 문학계는 그렇지 못했다. 시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귀한 자원들이 제대로 정리·관리되지 못한 채 산재해있는 상태였다.
문화도시로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문학관이 필요했다.
이에 장르와 세대를 초월해 지역 문단을 아우를 수 있는 구심으로 대전문학관을 설립하게 된 것이다.
대전문학관은 특정 문인을 기념하는 타 지역 문학관들과 다르게, 대전의 문학정서와 대전문인들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이채롭게 경험할 수 있게 구성했다.
대전문학관이 타 지역 문학관과 다른 점은 전국에서 60번째로 건립된 문학관이다.
순서로 보면 늦게 출발한 편.
기존에는 정지용문학관이나 김유정문학관처럼 유명 문인들에 대한 기념적인 문학관들을 주로 세웠는데, 대전에선 특정 문인을 상징화하는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우리지역에 훌륭한 문인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대전문학관은 어느 한 문인을 기리는 기념관의 기능보다는 다양한 체험과 참여를 통해 우리 문학에 관심을 갖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전국 최초이고 대전문학관을 모델로 대구, 광주, 인천 등에서도 유사한 기능의 문학관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대전의 문학 자원은 풍부하다.
박팽년, 신흠, 송시열, 김만중, 김호연재 등을 아울러 우리나라 문학사의 정서적 뿌리가 된 분들이 대전에서 활약했다.
, 근대시대 주옥같은 작품들을 남긴 한성기, 박용래, 정훈, 권선근, 최상규 등은 대전을 대표하는 분들이다. 또한 현재에도 600여명의 문인들이 대전을 터전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최장수 문학동인지인 ‘호서문학회’가 1951년부터 60년 넘게 명맥을 이어오고 있고, 문인단체만 60개가 넘는다.
다만 이렇듯 풍부한 자원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다. 이제는 대전문학관이 대전 문인들의 사랑방이 돼 이곳을 중심으로 문학자원들이 체계화될 것이다.
문학관은 대전 시민들의 문화적 소양과 역량을 키워가는 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 대전문학관 전시실 내부 모습. 지역 문인들의 작품세계와 지역문학의 변천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 전국 최다 자료량 확보
현재 대전문학관에 소장돼 있는 문학작품과 대전문인 유품 등 소장품은 총 2500여점.
전국 문학관을 통틀어 가장 많은 양을 확보한 상태다. 대전문학관 박헌오 관장은 “기간이 촉박했는데도 불구하고 대전의 문인들과 작고문인 유족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귀한 자료를 다량 확보할 수 있었다”며 “맡겨주신 분들의 뜻에 부응할 수 있도록 소중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대전문학관 수장고는 최신 기술로 설계돼 규모나 환경적으로 최적상태를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대전문학관 둘러보기
대전문학관은 대표 문인 5인의 삶과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상설전시실, 대전문학을 다각도로 기획해 전시를 진행할 기획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또한 대전문학의 역사를 증언할 문학 사료를 보관·관리하는 수장고, 문학관련 교육 및 세미나가 진행될 다목적강의실, 자료 열람 및 만남의 보금자리가 될 문학 사랑방, 문학 관련 축제가 펼쳐질 야외 문학관을 갖추고 있다.
# 기획전시실, ‘대전문학의 향기-소장자료전’
개관기념으로 ‘대전문학의 향기-소장자료전’을 3월 24일까지 연다. 시화, 문인들의 기념품, 육필원고뿐 아니라 회화, 서예 등 100여점을 소개하는 전시이다. 문학을 활자뿐이 아닌 예술품으로서 감상할 수 있는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 2013년 기획전시 계획
현재 진행하는 ‘대전문학의 향기-소장자료전’은 오는 3월 24일까지 계속되며, 4~5월에는 ‘작고 문인 10인展’을 열어 대전 문인들이 남긴 소중한 자료들을 소개할 계획이다.
대전문학관의 수장고는 규모나 환경여건이 최상의 상태이기 때문에 작고한 문인들의 고귀한 흔적들을 보관하기에 최적이라고 자부한다. 10인의 문인을 그 대표작과 유품으로 정감 있게 소개하고, 어쩌면 영영 사장됐을지도 모를 귀한 유품들이 문학관에서 어떻게 소생하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전시가 될 것이다.
6월, 11월에는 대전 문인들의 참여로 꾸며지는 ‘참여기획展’을 열고, 7~8월에는 타지에서 활동하는 문인들의 고향나들이를 제안하며 ‘출향 문인展’을 개최할 예정이다.
9월에는 가을향 그윽한 ‘시화展’이 계획돼있고, 11월과 내년 1월까지는 대전 문단의 큰 어른들을 모셔 ‘원로 문인 회고展’을 열릴 계획이다.
# 상설전시실, 대전문학의 역사와 대표문인 5인 소개
상설전시실 입구는 왼쪽 벽면을 신흠, 송시열, 김호연재 등 대전을 터전으로 문학의 꽃을 피운 선조들을 소개함으로써 대전문학의 역사를 연대별로 짚어볼 수 있도록 꾸몄다.
또한 오른쪽 벽면에 대전문단 현황을 도표로 표현해 현재 600여명의 문인들이 활동하고 있고 60여개의 문학단체가 활동할 수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문인들을 소개하고 대표작까지 감상할 수 있는 여러개의 벽면 모니터가 보인다. 이 같은 전시형태는 전국 최초로 시도된 것.파일 입력방식으로 전시물 교체가 용이하고 다시 제작하지 않아도 돼 비용절감 효과도 있다.
상설전시실 깊숙이 들어가면 대전을 대표하는 5인의 대표문인들을 보다 친근하게 만나볼 수 있다. 작가마다 독립된 코너를 만들어 상세히 소개하고 생전에 집필활동에 사용하던 펜이나 평소 즐겨 사용하던 생활용품들을 전시해 이미 고인이 된 작가들을 보다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눈물의 시인’으로 불리며 한국 문단의 가장 뛰어난 서정시인으로 꼽히는 박용래 시인, 충청 시단의 선구자이자 시조와 시의 두 장르를 어우르는 작품들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정훈 시인, ‘둑길의 시인’으로 불리며 사물의 본질을 재구성하고 성찰했던 한성기 시인의 삶과 작품세계를 전시했다. 또한 대전지역 소설문학의 선구자로 향토문학 발전에 큰 공헌을 한 권선근 작가,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자아의 존재 탐구와 사회 속에서 삶의 의미를 추적한 최상규 작가도 대전문학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상설전시실에는 시낭송을 들을 수 있는 공간과 잠시 앉아 글귀를 적어볼 수 있는 벤치, 5인의 문인들을 영상으로 만나보는 시청각 공간도 마련돼 있어 문학을 보다 다채롭게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이름을 입력하면 어울리는 시를 프린트해주는 출력기, 간단한 방명록을 작성할 수 있는 대형 스크린 방명록을 설치해 방문자들의 흥미를 더하고 있다
# 눈물의 시인, 박용래(1925~1980)
박용래는 대전 지역의 대표적인 향토시인으로서 ‘눈물의 시인’이라 불릴 만큼 자연주의적 서정 세계를 개척해 1950년대 전, 후 허무주의와 감각주의를 극복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간결하면서도 응축적인 구어를 사용해 깊은 서정적 여운을 느끼게 하는 것이 박용래 시가 지닌 큰 특징 중 하나이다.
-대표작: 시집 강아지풀, 겨울밤(중등 교과서 수록), 시집 백발의 꽃대궁, 사후시선집 먼바다, 시 오류동의 동전, 시 구절초 등
#충청시단의 선구자 시인 정훈(1911~1992)
정훈은 충청 시단의 선구자요 향토문단을 발전시킨 초석이라 볼 수 있다.
그는 임영선, 송석홍, 원영한 등과 함께 1946년 대전의 최초의 잡지인 ‘향토’를 창간했다.
많은 시인들이 서구적인 것을 동경하던 시절, 순수한 우리 것 지키기에 전념해 우리 전통시를 현대적으로 미화시켰으며, ‘동백’의 창간을 비롯해 우리 지역을 바탕으로 활동한 호서문학회, 가람문학회의 회장, 충남예술위원회의 위원장 등을 맡아 지역문단을 이끌었다.
-대표작: 시집 머들령, 시조 동백, 시조 밀고끌고, 시 부엉이 등
# 둑길의 시인 한성기(1923~1984)
시인 한성기는 자연을 가까이 하며 주된 관심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의 작품은 사색적 탐구가 아닌 관조를 통해 사물의 본질을 성찰하고 재구성하는 경향을 지닌다.
또한 중부지방 특유의 모남이 없이 부드러운 자연의 모습을 닮은, 과열하지 않은 인생관이 스며있어 그의 시는 기교가 없고 담백하다. 한성기 시인은 한국 시사에서도 보기 드물게 ‘정직하고 소박한’ 시인이라 부를 수 있다.
-대표작: 시집 구암리, 시집 늦바람, 시집 실험실, 시집 산에서 등
# 한국의 50년대 대표작가 최상규(1934~1994)
최상규는 대전지역 소설문학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이미 그것을 뛰어넘은 작가라 할 수 있다. 그는 1956년 등단한 이래 1994년 작고 시까지 작품을 발표하지 않은 해가 없을 만큼, 오랜 세월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의 소설은 독창적인 창작기법과 탁월한 문학성을 높이 평가받아 현대문학상, 대한민국 문학상 등의 수상을 통해 그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대표작: 소설 타조의 꿈, 소설 악령의 늪, 소설 새벽기행, 소설 포인트, 소설 한밤의 목소리, 소설 묵은이색 등
▲ 권선근 문학비 / : 대전시 서구 둔산동 샘머리공원
'문학 새긴돌'이라고 새겨진 주춧돌 위에 소설 한 구절이 새겨져 있는 머릿돌이 놓여있는데 소설가 권선근 선생의 '허선생'의 한구절이다
문학비 뒷면에는 최원규 시인의 “송시”를 새겼는데 문학비를 세우게 된 배경을 알 수 있다. 소설가 권선근(1926~1989) 선생은 대전사람이며 한평생 요지경 같은 세상에서 “허선생”같이 살다간 의연한 선비라서 그가 쓴 “허선생”을 문학비에 새겨 넣게 되었다고.
▲새겨진 글 :
"해가 서쪽 산마루에 거의 닿을 무렵 나는 허선생과 문식이가 사는 괴목골을 향해 교문을 나섰다. 바람이 씽씽 전선을 울리며 스쳐간다. 시냇물이 감돌고 있는 산비탈을 막 접어들다 우리들은 무엇에 놀란 사람처럼 딱 멈추었다. 그 어린 것이 추단하기에는 너무나 과중한 나뭇짐을 진 문식이가 이리로 오고 있었다. 우리를 발견한 문식이도 그 자리에 화석처럼 굳었다. -중략- "
# 의연한 선비 소설가 권선근(權善根,1926~1989)
권선근은 대전지역 소설문학의 선구적 인물이다. 대전지역의 마지막 선비 소설가로 일컬어 진자.
권 작가는 대전에서 최초로 문단에 등단한 작가로, 대전에서 평생 작품 활동을 전개했다. 성균관대학 국문과 졸업. 1950년 《허선생》이 〈문예〉에 추천되면서 문단에 등장, 《생명》·《요지경》(54)·《해빙선(解氷線)》(55)·《자식》(60) 등을 발표했다. 불우한 자가 현실을 극복해가는 의지를 주제로 삼았다.
권선근은 1960년부터 1971년까지 충남대학교 국문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문협 충남지부 회장과 예총 충남지회 회장을 맡는 등 향토문학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권 작가에게 박정희 대통령 시절 시련이 닥쳤다. 정권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수직을 박탈당했던 것이다. 1972년 충남예총 명의의 유신 지지성명을 반대한 것.
유신에 반대하니까 무능교수로 낙인을 찍어서 학교에서 쫓아낸 거다. 권작가는 명예 회복을 위해 2년 동안 재판을 해서 결국 승소판결을 받았지만 다시는 학교로 돌아가지 않았다.
타의에 의해 대학에서 면직된 후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며 살다가 작고했다.
사후, 그의 문학비는 대전 서구 둔산동 샘머리 공원에 건립됐다.
권선근 작가의 셋째 딸은 천안복명초등학교 권향순(여·60) 교장
막내딸 권진순(여·54)은 대전의 유명한 한복디자이너다.
-대표작: 소설 허선생, 수필 여름, 수필 내 고장에 오는 밤, 수필 버스 안 풍경, 수필 유성온천에 먼저
▲ 대전문학관은 대전 동구 송촌남로 11번길 116
대지 4284㎡에 지하 1층, 지상 2층과 야외문학관을 갖춘 이곳은 ‘시민과 함께하는 대전문학’을 목표로 흥미로운 전시 및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나갈 계획이다.
주소:동구 송촌남로 11번길 116(용전동 78-38).
문의전화:621-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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