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디 3357
2013. 5. 14. 09:42
술 마시는 남자
다치기 쉬운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술을 마시네 술 취해 목소리는 공허하게 부풀어오르고 그들은 과장되게 누군가를 향해 분노를 터뜨리거나 욕을 하네 욕은 마음 빈곳에 고인 고름, 썩어가는 환부, 보이지 않는 상처 한 군데쯤 가졌을 그들 마음에 따뜻한 위안이었으면 좋겠네 취해서 누군가를 향해 맹렬히 욕을 하는 그대, 취해서 충분히 인간적인 그대, 그대는 날개 없는 天使인가 그들 마음의 갈피에 숨어 있던 죄의 씨앗들 밖으로 터져나와 마음 한없이 가볍네 그 마음 눈 온 날 신새벽 아직 발자국 찍히지 않은 풍경이네 술 깬 아침이면 벌써 후회하기 시작하네 그렇다 할지라도 욕할 수 있었던 간밤의 자유는 얼마나 행복했던 것이냐
-장석주-
한잔의 추억
늦은 밤 쓸쓸히 창가에 앉아 꺼져가는 불빛을 바라보면은 어디선가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려~ 취한 눈 크게 뜨고 바라보면은 반쯤 찬 술잔위에 어리는 얼굴 마시자 한잔의 추억 마시자 한잔의 술~ 마시자~ 마셔 버리자 기나긴 겨울밤을 함께 지내며 소리없는 흐느낌을 서로 달래며 마주치는 술잔위에 흐르던 사~연 흔들리는 불빛위에 어리던 모습 그리운 그 얼굴을 술잔에 담네 마시자 한잔의 추억 마시자 한잔의 술~ 마시자~ 마셔 버리자 어두운 밤거리에 나 홀로 서서 희미한 가로등을 바라보면은 어디선가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려~ 행여하는 마음에 뒤돌아 보면 보이는건 외로운 내 그림자 마시자 한잔의 추억 마시자 한잔의 술~ 마시자~ 마셔 버리자 마시자~ 마셔 버리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