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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AWESOME WINERIES IN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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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AWESOME WINERIES IN THE WORLD

로피시엘 옴므 | 이응경 | 입력 2014.09.19 10:08

 

 

[로피시엘 옴므 이응경][편집자주] '와인보다 와이너리'라고 외칠 수 있는 근사한 이유를 만들어주는 세계적인 와이너리 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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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degas Ysios보데가스 이시오스

스페인 리오하는 와인 산지로 유명하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보데가스 이시오스 와이너리로 유명하다. 2001년에 들어선 이 와이너리는 리오하의 와인과 세계적인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의 작품을 동시에 접할 수 있는 스페인에서도 손꼽히는 핫 스폿이다. 산티아고 칼라트라바는 스웨덴 말뫼의 터닝 토르소, 프랑스 리옹의 생텍쥐페리 테제베 역 등을 설계했다. 보데가스 이시오스 와이너리는 칼라트라바의 작품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혁신성과 곡선미를 담고 있다. 약 200m에 이르는 물결 모양의 긴 지붕은 뒤편의 칸타브리아 산맥의 능선과 묘하게 닮아 있으며 앞쪽에 펼쳐진 평평한 포도밭과 대조를 이룬다. 한 줄로 늘어선 오크통에서 모티브를 얻어 설계한 이곳은 자연과 와인 모두와 잘 어울린다. 입구 쪽 호수에 비친 건물은 마치 오크통의 모습과 비슷하다. 와이너리 안에 들어가도 감동은 이어진다. 1층 와인 셀러의 오크통들이 그려내는 곡선은 지붕의 곡선과는 또 다른 우아함이 깃들어 있다. '클럽 이오시스'의 멤버가 되면 와인 셀러에서 프라이빗한 파티까지 즐길 수 있다. 2층 다이닝 룸의 큰 창으로 보이는 포도밭의 풍경 또한 놓치면 후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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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ques De Riscal마르케스 데 리스칼

1858년에 시작된 마르케스 데 리스칼은 스페인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이자 현 스페인 국왕인 후안 카를로스 1세의 아버지 때부터 왕궁에 와인을 공급해오고 있는 스페인 왕실 공식 와이너리다. 이곳은 방문객에게 내부를 공개하지 않는 보수적인 태도를 간직하고 있었다. 적어도 2005년까지는 말이다. 마르케스 데 리스칼은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에게 호텔 설계를 제안했다. 프랭크 게리에게 그가 태어난 해의 빈티지 와인을 선물한 것이 효과적이었을까. 2006년 프랭크 게리는 마르케스 데 리스칼 안에 '더 시티 오브 와인'을 완성했다. 호텔, 와인 셀러, 레스토랑, 스파 등이 한데 모여 있는 이 건물은 사람들을 마르케스 데 리스칼로 이끄는 중요한 요소다. 물결이 치는 듯한 모양의 티타늄 패널들로 장식된 모습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마르케스 데 리스칼의 시그너처 컬러인 핑크와 골드, 실버 컬러로 칠해진 패널들은 와이너리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세 가지 컬러는 각각 와인, 포일을 감싸는 금속 와이어, 코르크를 감싸는 포일을 상징한다. 참고로 더 시티 오브 와인의 2층에 미슐랭 원 스타 레스토랑이 있다.

www.marquesderisc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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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cca di Frassinello로카 디 프라시넬로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 렌조 피아노는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 센터와 일본 오사카의 간사이 국제공항 등을 설계했다. 그리고 2007년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에 있는 로카 디 프라시넬로 와이너리를 디자인했다. 로카 디 프라시넬로의 오너인 파올로 파네라이는 기자 시절 인터뷰이인 렌조 피아노를 만난 이후 줄곧 우정을 유지해왔다. 그 덕분에 와이너리 여행뿐만 아니라 건축 여행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멋진 와이너리가 탄생했다. 로카 디 프라시넬로에서 느끼는 첫인상은 모던함이다. 와이너리는 오렌지 컬러에 긴 직사각형인 건물들과 역시 오렌지 컬러의 세로로 긴 직사각형의 탑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와이너리의 정점은 와인 셀러다. 지하 2층, 가로세로 40×40m 규모의 와인 셀러에는 225리터짜리 오크통 2500여 개가 있다. 오크통 하나하나를 인격체처럼 대하는 로카 디 프라시넬로의 철학에 따라 겹쳐 쌓지 않고 계단식으로 배치한 것이 인상적이다. 와인 셀러 중앙의 빈 공간에서는 때때로 공연까지 열린다. 운이 좋으면 오크통 사이사이에 놓인 테이블 앞에 앉아 공연을 보거나 음식을 즐길 수도 있다.

www.roccadifrassinello.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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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uffino루피노

키안티 와인을 좋아한다면 루피노 와이너리를 방문해보길 바란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에 위치한 루피노는 세계 시장에 키안티 와인을 최초로 선보이며 그 우수성을 알린 와이너리다. 1877년 키안티 와인에 매료된 일라리오와 레오폴도 루피노는 피렌체에서 가까운 폰타시에베라는 작은 마을에 루피노를 설립했다. 좋은 와인은 최상의 포도밭에서 나온다는 믿음을 가지고 노력한 결과, 1881년과 1895년 와인 품평회에서 키안티 와인으로 금메달을 수상했다. 1895년의 금메달은 프랑스 보르도의 1등급 와인인 샤토 라피트 로칠드와 샤토 마고 등을 제치고 얻은 결과로 루피노가 전 세계에 알려지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루피노는 1984년 키안티 지역이 DOCG(이탈리아 와인 최상 등급)로 지정됐을 때 최초의 보증 레이블 'AAA00000001'을 수여받기도 했다. 이렇듯 거의 완벽의 경지에 다다른 루피노에서 토스카나 지역이 아니면 보기 힘든 포도 품종 '산지오베제'의 포도밭을 배경으로 와인 한잔을 마셔보는 것은 어떨까. 추천 와인은 모두스와 리제르바 두칼레 오로. 한국인에게 인기가 높은 모두스는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모두스 2004는 와인 전문지 에서 91점을 받았고 '베스트 바이'에 선정됐다. '공작을 위해 예약된 와인'으로 유명한 리제르바 두칼레 오로는 산지오베제 품종을 90% 이상 사용해 만들었는데, 붉은 과일과 말린 자두 잼 향이 매혹적이다.

www.ruffin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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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TELIER VERTIGO / NICOLAS JOUB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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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TELIER VERTIGO / NICOLAS JOUBARD◇ Chateau Palmer샤토 팔머

와인 투어를 계획 중인데 어디로 갈지 정하지 못했다면 프랑스 보르도를 먼저 생각해보라. 세계적인 와인 산지인 보르도는 잘 짜인 투어 프로그램과 최신 시설로 유명하다. 보르도의 3대 와이너리 중 하나인 샤토 팔머는 질 좋은 와인과 수준 높은 투어 프로그램에 최신 시설과 아름다운 모습까지 갖추었다. 프랑스의 수많은 와이너리가 샤토(Chateau, 성)라는 이름을 내걸고 있지만 모든 와이너리 안에 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샤토 팔머에는 원뿔형 탑들과 흩날리는 깃발들이 반겨주는 제대로 된 성이 있지만 말이다. 슬레이트 지붕, 크림 컬러의 돌, 하늘빛의 창문 등이 아름다운 샤토 팔머의 성은 와인의 레이블에도 그려져 있다. 성에서는 와인 업계 관계자 등 특별한 손님들을 위한 점심 만찬, 버티컬 테이스팅, 디렉터와의 미팅 등이 열린다. 이곳에서는 약 1400개의 오크통이 특별하고 세심한 관심과 배려를 받으며 숙성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와인 중 특히 샤토 팔머와 알테 에고를 맛보길 바란다. 샤토 팔머는 그랑 크뤼 3등급의 와인이지만 1~2등급에 필적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를로 품종이 많이 사용되어 부드럽고 우아한 맛을 낸다. 샤토 팔머 1999는 만화 에서 제2사도로 등장하기도 했다. 세컨드 와인인 알테 에고 역시 메를로의 비중이 높아 부드러운 맛을 낸다.

www.chateau-palm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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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teau Faugeres샤토 포제

프랑스 생테밀리옹은 1999년에 지역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곳은 중세 시대 분위기를 잘 간직하고 있으며 생테밀리옹에 위치한 샤토 포제 역시 아름다운 고성을 주축으로 우아한 중세의 느낌을 보여준다. 2009년부터는 모던한 모습까지 갖추면서 더욱 많은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1823년 세워진 샤토 포제는 2005년 스위스 출신의 사업가 실비오 덴츠를 오너로 앉히면서 '모던의 싹'을 피운다. 예술과 건축에 관심이 많은 실비오 덴츠는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에게 샤토 포제의 두 번째 와이너리 설계를 맡겼다. 마리오 보타는 그가 설계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현대 미술관, 프랑스 에브리의 브리 성당, 강남 교보타워, 삼성미술관 리움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멋진 와이너리를 2007년부터 2년에 걸쳐 완성시켰다. 8유로(약 1만1천원)를 내고 와이너리 투어를 신청하면 약 한 시간 반 동안 샤토 포제의 안팎을 샅샅이 둘러볼 수 있으며, 마리오 보타가 디자인한 테이스팅 룸에서 샤토 캡 드 포제르와 생테밀리옹 그랑 크뤼 샤토 포제를 시음해볼 수도 있다. 샤토 포제의 모던함이란 와이너리의 디자인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와이너리에는 세 시간마다 포도의 당도를 체크해주는 오크통과 포도송이에 엑스레이를 통과시켜 포도의 상태를 확인시켜주는 기계가 있다.

www.chateau-fauger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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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pez De Heredia Vina Tondonia로페스 데 헤레디아 비나 톤도니아

로페스 데 헤레디아 비나 톤도니아 와이너리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요소는 건축이다. 스페인 리오하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이 와이너리는 약 130년 동안 건물을 짓고 리뉴얼하면서 19세기와 20세기, 21세기의 건축물이 모두 자리 잡고 있다. 몇몇 건축물은 후안 카브레라 토레(Juan Cabrera Torre), 훌리오 사파타(Julio Zapata), 에우제니오 리베라(Eugenio Rivera), 자하 하디드(Zaha Hadid) 같은 유명 건축가가 설계했다. 특히 건축에 관심이 많았던 현재 오너의 할아버지는 와이너리의 모든 와인 라벨을 보여주는 건물을 짓고 싶어 가우디와 접촉하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과 스페인 내전이라는 시대적 상황 때문에 가우디의 건축물은 지어지지 못했지만, 이곳을 방문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자하 하디드가 2006년에 완성한 와인 숍 '뉴 파빌리온(New Pavilion)' 하나만으로도 만족하는 분위기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를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건축물은 유기체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데, 뉴 파빌리온 역시 마찬가지다. 와인을 살 계획이 없더라도 디캔터 모양의 건물 정면과 안쪽에 있는 1910년의 파빌리온을 꼭 보길 바란다. 참고로, 다른 스페인의 와이너리들은 건축가에게 설계를 의뢰할 때 건축가가 태어난 해의 빈티지 와인이나 유명한 와인을 선물하면서 환심을 사는 경우가 많은데, 자하 하디드는 이슬람교도인 까닭에 섭외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www.lopezdeher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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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va바바

바바 와이너리에서 음악은 와인만큼 유명하다. 바바의 대표 와인인 스트라디바리오의 레이블에는 세계적으로 진귀한 바이올린인 스트라디바리우스가 그려져 있다. 다른 와인의 레이블에도 첼로, 더블베이스, 호른 등이 그려져 있다. 바바는 와인의 맛을 악기에 빗대어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바바의 오너 로베르토 바바(Roberto Bava)는 스트라디바리오에 대해 "섬세한 고음과 함께 웅장한 소리를 내는 스트라디바리우스와 닮은 와인"이라고 말한다. 또한 와인을 하나의 인격체처럼 대하면서 아름답고 감미로운 음악이 와인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믿고 있다. 덕분에 바바를 방문하는 사람은 와이너리에서 음악을 듣는 기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다. 단순히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아니라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그것도 와인 셀러에서 말이다. 새로운 와인이 출시되거나 방문객이 요청하면 와이너리 방문객과 약 40개의 프렌치 오크통 바리크(Barrique)를 청중으로 하여 독특한 와인 셀러 콘서트가 열린다. 매년 포도 수확 후 발효하는 시기에는 포도밭 중앙에서 오케스트라 공연이 펼쳐지기도 한다. 바바는 400년이라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피에몬테의 와인 명가다. 특히 피에몬테의 대표적인 포도 품종인 바르베라의 최고 생산지로 꼽힌다. 바바에 들렀다면 와인 잡지와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는 바르베라 100%로 만들어진 스트라디바리오를 꼭 마셔보길! www.bav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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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chele Chiarlo미켈레 키아를로

이탈리아 피에몬테에 위치한 미켈레 키아를로 와이너리는 감각적인 레이블의 와인으로 유명하다. 이곳의 레이블은 현대 미술의 거장 지안 카를로 페라리(Gian Caarlo Ferraris)가 디자인했는데, 바를로 체레퀴오 와인에는 저택 입구에 세워진 종탑의 문양이, 바르베라 다스티 라 쿠르트 와인에는 와이너리의 풍경이, 모스카토 다스티 니볼레 와인에는 피에몬테의 태양과 구름이 그려져 있다. 와인 레이블에 그려진 미켈레 키아를로도 아름답지만 와인 자체는 더욱 매력적이다. 설립자 미켈레 키아를로의 첫째 아들 알베르토가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와이너리는 예술적인 측면에서 더욱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2001년과 2011년에 각각 오픈한 아트 파크 '오르메 수 라 쿠르트(Orme Su La Court)'와 리조트형 와이너리 호텔 '팔라스 체레키오(Palas Cerequio)'는 그러한 면을 잘 보여준다. 예술가 열 명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오르메 수 라 쿠르트는 오스카 시상식의 세트 디자인 부분에 후보로 올랐던 이탈리아의 유명한 무대 예술가 엠마누엘레 루자티(Emanuele Luzzati)가 디자인했다. 이곳 작품 중 17세기에 만들어진 청동 헬멧을 쓴 사람 모양의 작품은 널리 알려져 있다. 사각형이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모습과 여백의 미를 갖춘 팔라스 체레키오의 와인 셀러는 잘 꾸며진 쇼룸을 연상시킨다. 아트 파크에서는 매년 여름 영화 상영이나 음악회가 열리는 축제가 펼쳐지기도 한다. 와인과 음식이 함께하고 밤에는 촛불이 포도밭을 밝혀주는 한여름 밤의 꿈같은 축제다.

www.michelechiarlo.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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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o Sur코노 수르

칠레의 코노 수르 와이너리를 방문하면 그야말로 자연으로 돌아간 느낌을 받는다. 와이너리의 기본인 포도밭은 당연하고 거위와 자전거가 이곳저곳에 보인다. 이곳의 모든 스태프는 매연을 막기 위해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거위들은 해충을 잡아먹으며 포도밭을 돌아다닌다. 농약이나 인공 비료를 사용하는 대신 질소 성분을 공급해주는 풀과, 병충해를 막는 거위를 선택한 것이다. 칠레 최초로 유기농 재배를 시작한 코노 수르다운 모습이다. 덕분에 와이너리를 방문한 사람은 코노 수르 오시오 피노 누아와 같이 맛있고 유명한 유기농 와인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거위와 사진을 찍거나 자전거를 타고 250ha가 넘는 포도밭을 돌아다닐 수 있다. 코노 수르를 반나절만 돌아다녀보면 이곳이 왜 1996년 ISO 160001을 획득하고 2003년 독일의 유기농 인증 기관인 BCS사에서 유기농 품질 증명을 받았는지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여건이 허락된다면 와이너리 안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에 머물러보길 추천한다. 19세기의 영주가 살았던 대저택이 2006년 리뉴얼을 거쳐 지금의 게스트 하우스가 되었다.

로피시엘 옴므 이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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