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시골풍경, 복사꽃마을, 감나무골, 숲’


김치중 배재대 미술학부 교수가 정년퇴임을 앞두고 오는 31일부터 내달 6일까지 대전 M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전시 주제는 ‘새로운 출발’.

김 교수가 화업과 교직을 겸한 40년을 정리하고 진정한 화업의 길인 새로운 시작을 모색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가장 한국적인 정서가 세계적’이라는 것과 ‘느리더라도 정직하게 작업한다’는 신념으로 살아온 작가는 예술은 60부터라고 말한다. 현실에서 현세를 모토로 이데아를 형상화하는 것, 그 정신의 고귀함을 우리에게 전달하는 것이 작가의 젊은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원천이다. 김 교수는 작품에서 자신만의 색채를 사용한다.

주로 대비적인 색채운용으로 화사하지만 안정된 색감을 보여준다. 아침, 저녁으로 드리우는 운무와 습기 먹은 공기, 청량한 햇살이 수평과 지평으로 녹아 하나가 되고 그사이 우뚝 중심을 잡은 호수에 의해 만들어진 섬들은 화면의 중심이 된다.

산 넘어로 휘도는 잔잔한 호수와 드리운 구름사이 옹기종기한 인가 두어 가구, 밭 가장자리에는 포플러 나무가 작은 리듬의 강약을 이룬다. 또 과감한 산들의 색채와 원색의 하늘은 정겹지만 뜨거운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이 풍경이 어디냐는 구체적인 장소에 대한 물음에 그는 “그곳은 현실에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곳”이라고 말한다. 뚜렷한 장소가 아닌 풍경, 그것은 삶을 살면서 그 자체에 녹아 흡수된 심상의 풍경이기 때문이다.

박주미 기자 jju1011@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