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이제 일어났다. 커튼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눈을 따듯하게 한다. 날씨도 굉장히 좋아 밖으로 나가고 싶은 느지막한 오전이다. 주말을 즐기기 위해 나가려고 하는데 마땅히 먹을만 한 것이 것이 없다. 백수처럼 라면이나 대충 끓여 먹을 텐가. 아니면 이 시간에 뭘 배달시켜 먹을 텐가. 나가라. 나가서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왔던 멋진 배우들처럼 폼나게, 우아하게, 아름답게, 멋지게 브런치를 먹으면 된다.
◆브런치?
브런치는 아침을 뜻하는 Breakfast와 점심을 뜻하는 Lunch의 합성어이다. 즉 늦은 아침 혹은 이른 점심을 뜻한다. 흔히 쓰는 말로 ‘아침 겸 점심’ 혹은 ‘아점’이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브런치이다.
브런치라는 말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는 얼마나 됐는지 모를 정도로 오래전부터 쓰이던 말이었다.
하지만 브런치가 이렇게 트렌드가 된지는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다. 미국드라마 ‘섹스앤더시티’에서 네 명의 여자 주인공들은 뉴욕의 번화가에 위치한 브런치 가게 ‘사라베쓰 웨스트’에 앉아 수다를 떠는 모습이 자주 나왔다. 브런치를 먹으면서 여유롭게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하나의 새로운 문화로 비쳐졌다.
이때부터 브런치라는 단어가 우리의 생활 속에 정착하게 됐고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게 됐다. 많은 이들이 브런치를 찾게 된 것이다.
◆브런치로 뭘 먹지.
브런치에는 딱히 정해진 메뉴가 없다. 브런치는 이름에 걸맞게 대부분 오전 10시에서 11시 30분 사이에 먹기 때문에 대부분 상대적으로 가벼운 메뉴들을 즐긴다.
그렇기 때문에 대개 고기류보다는 샐러드나 빵, 고구마, 감자 등 야채류들을 요리한 음식들이 주 메뉴를 이룬다.
간혹 기호에 맞게 가벼운 달걀요리를 곁들이거나 아니면 소시지나 닭 가슴살, 베이컨과 같은 고기류를 곁들여 식사를 하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찾는 브런치 메뉴 중 하나는 바로 샌드위치이다. 간단하게 먹을 수도 있고 채소와 고기, 빵을 한 번에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운 여름철에는 사람들이 주로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와플을 찾고 따듯한 국물이 떠오르는 겨울에는 수프를 곁들인 요리들을 많이 찾는다.
◆브런치 예절
브런치 메뉴를 정했으면 이제 먹으면 된다. 하지만 브런치를 즐길 때에도 예절이 있다.
사실 브런치 예절은 서양의 식사예절과 크게 다른 점은 없다. 식사 중 크게 말하지 않고 입 안의 음식을 보이지 않게 해야 하며, 자신의 식사자리를 깨끗하게 해야 한다는 점은 공통점이다.
하지만 보통 서양에서는 식사를 한 번 할 때 최소 2개 이상의 포크와 하나의 스푼, 나이프가 같이 나오지만 브런치는 원 디시(One Dish, 접시 하나에 모든 요리가 담아져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하나의 포크만을 사용한다.
그리고 브런치의 특성상 여유롭게 식사가 진행되고 이야기가 많이 오가기 때문에 식사도중에 이야기를 하거나 경청할 일이 있으면 잠시 포크를 내려놓으면 된다. 이 때 꼭 주의할 점은 포크를 내려놓을 때에도 포크를 뒤집어서 접시위에 살짝 올려놓고 손잡이 부분은 식탁에 내려놓으면 된다.
◆브런치와 문화의 결합
브런치를 식사의 하나라고만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현재는 브런치와 결합한 많은 문화들이 나오고 있다.
저녁을 먹으면서 콘서트 등을 즐길 수 있는 디너쇼가 있다면 브런치를 먹으면서 간단한 콘서트 등을 즐길 수 있는 브런치 콘서트가 있다. 아무래도 브런치 메뉴가 가벼운 음식들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콘서트의 종류도 굉장히 가볍고 잔잔한 편이다.
콘서트의 종류는 클래식이나 재즈, 발레 공연 등이 주를 이루고 간혹 토크쇼나 특정주제로 하는 강연들도 브런치 콘서트에 속한다.
이외에도 브런치를 활용한 모임들도 많다. 브런치를 통해 많은 이들을 만나 취미가 맞는 사람들끼리 동아리 활동을 하는 등 동호인모임도 이제는 브런치와 함께 하는 추세이다.
집에서 즐기는 브런치!
고급스러운 브런치, 카페에서만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브런치를 꼭 야외 테라스에 먹어야 하는 고정관념을 가질 수도 있지만 브런치는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특별히 많은 재료가 필요하지 않은 메뉴들을 소개해 본다.
◆에그 스크램블과 베이컨
흔히 브런치를 생각해보라고 하면 십중팔구는 이 메뉴를 떠올린다.
에그 스크램블과 베이컨은 그만큼 많은 이들이 가장 간단하게 먹는 메뉴이고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다.
우선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지 말고 베이컨부터 굽는다. 베이컨은 얇기 때문에 너무 오래 구우면 타버린다.
베이컨을 구운 후 나온 기름으로 에그 스크램블을 만들자. 에그 스크램블은 계란 프라이와 같은 방법으로 조리하면 된다.
에그 스크램블에는 딱히 간을 하지 않아도 된다. 베이컨을 구울 때 나온 기름으로 에그 스크램블을 만들었기 때문에 간이 배어있다.
◆샐러드
샐러드에 가장 많이 사용하고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야채가 바로 양상추이다.
우선 양상추를 깨끗하게 씻은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양상추를 자를 때 꼭 칼을 쓸 필요가 없다. 손으로 하나씩 자르면 오히려 자연스러운 모양으로 잘린다.
그리고 기호에 맞는 야채를 준비해 역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면 된다.
샐러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드레싱이지만 드레싱을 만들기 쉽지 않아 많은 이들이 드레싱을 사다먹는 경우가 많다.
가장 간단한 드레싱은 올리브오일이다. 특유의 향과 담백함으로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올리브 오일을 이용한 오리엔탈 드레싱도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올리브오일에 설탕과 식초, 간장을 같은 비율로 섞은 후 레몬즙과 후추, 다진 마늘 등을 넣으면 오리엔탈 드레싱이 된다.
이렇게 완성한 샐러드 위에 빵을 넣으면 바로 샌드위치가 된다.
◆오믈렛
생각보다 많은 재료가 들어가지 않는다. 집에서 먹다 남은 야채와 고기, 계란만 있으면 된다.
우선 야채와 고기를 아주 작은 크기로 썰고 각각 따로 프라이팬에 볶아주면 된다. 야채를 볶을 때 기름 말고 버터로 볶으면 더 고소한 맛이 난다.
오믈렛에서 중요한 계란은 노른자와 흰자를 풀어 준 후 계란 옷을 만들어 주면 된다. 이렇게 완성한 계란 옷으로 볶은 야채와 고기를 감싸주면 된다.
기호에 맞게 카레가루를 넣어 주기도, 치즈가루를 뿌려먹어도 된다.
야채와 고기로는 양이 부족하다면 밥을 넣어도 괜찮다.
◆수프
한국인들은 밥을 먹을 때 꼭 국이 있어야 한다는 이들이 많다. 된장찌개처럼 시원한 맛을 내진 않지만 수프가 있다면 브런치를 먹기에 나쁘진 않을 것이다.
수프를 만드는 법을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절대 어렵지 않다.
우선 우유를 냄비에 부은 다음 끓이고 슬라이스 치즈를 3개 정도 넣으면 걸쭉해진다.
여기에 기호에 맞게 야채나 고기 등을 넣으면 된다.
대전에 위치한 브런치 가게들
대전에 있는 브런치가게를 소개한다.
브런치가게를 이용하는 손님들이 대부분 휴일에 많은 이용을 하기에 토요일과 일요일은 대부분 정상영업을 한다. 또 브런치가게라고 해서 아침과 점심 무렵에만 영업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이 저녁식사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모두가 다 그런 것만은 아니니 헛걸음하기 싫다면 방문하기 전에 전화를 해 확인을 하고 가자.
▲마르가(042-256-1404)
중구 문화동 1-16 세이백화점 본관 6층
주 메뉴=빵을 이용한 각종 샌드위치와 샐러드.
▲플레져(486-3777)
서구 둔산동 1001번지 103호
주 메뉴=이탈리아의 작은 빵인 파니니를 이용한 샌드위치.
▲브런치 팩토리(070-4412-4260)
서구 둔산동 1002번지 다송빌딩 2층 전화번호
주 메뉴=샌드위치와 샐러드, 롤.
특이사항은 도시락 형태로 판매를 한다는 것이다. 집에서 배달시켜 먹을 수 있다.
▲모루(486-2201)
서구 둔산2동 1201번지 1층
주 메뉴=오믈렛과 웨지포테이토.
▲메이(863-0889)
유성구 도룡동 397-34번지 아트디나 3층
주 메뉴=브런치뿐 아니라 여러 메뉴를 즐겨볼 수 있다.
브런치 뿐만 아니라 파스타와 스테이크도 먹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