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때아닌 가을 강풍에 '휘청'…초속 20~30m/s
미시령 최대 30.6m…공중전화 부스 뿌리째 뽑혀 발달한 저기압과 백두대간 지형이 만든 '이례적' 계절 강풍 연합뉴스 입력 2012.11.12 16:27 수정 2012.11.12 17:38
미시령 최대 30.6m…공중전화 부스 뿌리째 뽑혀
발달한 저기압과 백두대간 지형이 만든 '이례적' 계절 강풍
(삼척=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웬 가을 바람이 이렇게 세게 부는지, 지난 여름 태풍 볼라벤 강풍 때보다 배는 강한 것 같습니다."
12일 강원 동해안 등지에 제15호 태풍 '볼라벤'에 맞먹는 강풍이 불어 길 가던 사람이 쓰러지고 공중전화 부스가 뿌리째 뽑히는 등 도내 곳곳에서 강풍 피해가 속출했다.
◇사람 '휘청'…공중전화 부스도 넘어가 =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최대 순간 풍속은 미시령이 초속 30.6m를 비롯해 양양공항 27.5m/s, 삼척과 고성 대진 21.7m/s, 속초 19.9m/s 등을 기록했다.
태풍에 맞먹는, 강한 바람이 동해안 지역을 강타했다.
강풍이 몰아친 이날 오전 10시43분께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D 콘도 입구에서 박모(23·여)씨와 조모(23·여)씨 등 콘도 직원 2명이 강한 바람에 넘어져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또 오전 11시35분께 같은 장소에서 윤모(8·경기 고양시)군도 강풍에 넘어져 머리를 다쳤다.
이에 앞선 오전 7시30분께 삼척시 교동의 한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초속 20m 이상의 강풍이 불어 옹벽 거푸집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인근 주택 지붕과 옥상 난간이 일부 파손되는 피해가 났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공사현장의 한 관계자는 "근로자들이 현장에 투입돼 작업하려고 하는데 강한 바람이 불어 거푸집이 무너졌다"며 "인명피해가 없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강풍으로 전신주 배전선로가 고장 나 정전사태도 빚어졌다.
이날 오전 6시39분께 춘천시 후평동의 한 배전선로가 강풍에 날아든 비닐 조각이 걸리면서 고장 나 후평동과 만천리 일대 798가구의 전기공급이 30여 분간 중단됐다.
이 사고로 해당 지역 주민들이 출근길에 큰 불편을 겪었다.
이밖에 삼척, 동해, 강릉, 속초 등 동해안 지역 등지에서는 강풍에 간판과 창문 등이 파손되는 피해가 하루종일 속출했다.
◇'이례적' 가을 강풍…원인은 = 사람까지 넘어뜨릴 정도로 강한 이번 바람은 지난 여름 우리나라 서남해안을 강타한 제15호 태풍 '볼라벤' 때와 비교될 만큼 강했다.
이날 관측된 강풍의 세기는 볼라벤이 몰고 온 30m/s 이상의 강풍보다는 수치상으로는 다소 약한 바람에 속한다.
그러나 체감적으로 볼라벤에 비해 2배 이상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가을 바람치고는 이례적이었다.
강풍 피해 공사현장의 한 관계자는 "체감 상으로는 지난여름 태풍 '볼라벤' 때보다 2배 이상의 강한 바람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동해안 지역은 양양과 간성, 양양과 강릉 사이에서 국지적으로 강한 바람이 불어 '양간지풍(襄杆之風)' 또는 '양강지풍(襄江之風)'이라는 특이한 기상현상이 나타나 대형산불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 현상은 봄철이나 늦봄에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가을철에는 좀처럼 발생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날 동해안 지역을 강타한 이례적인 가을 강풍의 원인은 뭘까?
중국 등지에서 발달한 강한 저기압이 북서풍을 타고 백두대간을 넘으면서 이례적인 가을 강풍을 만들어 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강원지방기상청 윤기한 예보관은 "강한 저기압의 영향과 백두대간이라는 동해안 지역의 지형적 특성으로 강풍이 불었다"며 "강한 저기압에 따른 강풍은 전국에서도 같은 현상이지만 동해안 지역은 백두대간이라는 지형적 특성이 더해진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태백·강릉·동해·삼척·속초·고성·양양을 비롯해 평창·정선·홍천· 인제 산간 등 11개 시군에 강풍주의보가 이틀째 발효 중이다.
jlee@yna.co.kr
(끝)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발달한 저기압과 백두대간 지형이 만든 '이례적' 계절 강풍
(삼척=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웬 가을 바람이 이렇게 세게 부는지, 지난 여름 태풍 볼라벤 강풍 때보다 배는 강한 것 같습니다."
12일 강원 동해안 등지에 제15호 태풍 '볼라벤'에 맞먹는 강풍이 불어 길 가던 사람이 쓰러지고 공중전화 부스가 뿌리째 뽑히는 등 도내 곳곳에서 강풍 피해가 속출했다.
태풍에 맞먹는, 강한 바람이 동해안 지역을 강타했다.
강풍이 몰아친 이날 오전 10시43분께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D 콘도 입구에서 박모(23·여)씨와 조모(23·여)씨 등 콘도 직원 2명이 강한 바람에 넘어져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또 오전 11시35분께 같은 장소에서 윤모(8·경기 고양시)군도 강풍에 넘어져 머리를 다쳤다.
이에 앞선 오전 7시30분께 삼척시 교동의 한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초속 20m 이상의 강풍이 불어 옹벽 거푸집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인근 주택 지붕과 옥상 난간이 일부 파손되는 피해가 났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공사현장의 한 관계자는 "근로자들이 현장에 투입돼 작업하려고 하는데 강한 바람이 불어 거푸집이 무너졌다"며 "인명피해가 없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강풍으로 전신주 배전선로가 고장 나 정전사태도 빚어졌다.
이날 오전 6시39분께 춘천시 후평동의 한 배전선로가 강풍에 날아든 비닐 조각이 걸리면서 고장 나 후평동과 만천리 일대 798가구의 전기공급이 30여 분간 중단됐다.
이 사고로 해당 지역 주민들이 출근길에 큰 불편을 겪었다.
이밖에 삼척, 동해, 강릉, 속초 등 동해안 지역 등지에서는 강풍에 간판과 창문 등이 파손되는 피해가 하루종일 속출했다.
◇'이례적' 가을 강풍…원인은 = 사람까지 넘어뜨릴 정도로 강한 이번 바람은 지난 여름 우리나라 서남해안을 강타한 제15호 태풍 '볼라벤' 때와 비교될 만큼 강했다.
이날 관측된 강풍의 세기는 볼라벤이 몰고 온 30m/s 이상의 강풍보다는 수치상으로는 다소 약한 바람에 속한다.
그러나 체감적으로 볼라벤에 비해 2배 이상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가을 바람치고는 이례적이었다.
강풍 피해 공사현장의 한 관계자는 "체감 상으로는 지난여름 태풍 '볼라벤' 때보다 2배 이상의 강한 바람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동해안 지역은 양양과 간성, 양양과 강릉 사이에서 국지적으로 강한 바람이 불어 '양간지풍(襄杆之風)' 또는 '양강지풍(襄江之風)'이라는 특이한 기상현상이 나타나 대형산불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 현상은 봄철이나 늦봄에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가을철에는 좀처럼 발생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날 동해안 지역을 강타한 이례적인 가을 강풍의 원인은 뭘까?
중국 등지에서 발달한 강한 저기압이 북서풍을 타고 백두대간을 넘으면서 이례적인 가을 강풍을 만들어 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강원지방기상청 윤기한 예보관은 "강한 저기압의 영향과 백두대간이라는 동해안 지역의 지형적 특성으로 강풍이 불었다"며 "강한 저기압에 따른 강풍은 전국에서도 같은 현상이지만 동해안 지역은 백두대간이라는 지형적 특성이 더해진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태백·강릉·동해·삼척·속초·고성·양양을 비롯해 평창·정선·홍천· 인제 산간 등 11개 시군에 강풍주의보가 이틀째 발효 중이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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