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의 풍경화’ 이봉구가 본 명동
기사입력 2012-01-18 12:08:00 기사수정 2012-01-18 12:09:24
서울역사박물관 특별전..김수영 시집 육필원고 선봬
청년사업가 김동근이 1955년 문화예술인을 위한 공간으로 서울 명동에 문을 연 동방문화회관에는 시인들인 박인환과 김수영이 들락거렸다.
비슷한 시기 명동에는 모나리자 다방이 있어 1953년에는 백영수 화백이 개인전을 열기도 했으며, 인근 음악다방 돌체에는 나운영과 김순남, 이건우 등이 드나들면서 작곡 활동을 했다.
명동에는 경상도집이라는 유명한 선술집이 있었다. 어느 날 이곳에서 박인환은 시상이 떠올라 시를 짓고, 그것을 듣고 있던 작곡가 이진섭은 곡을 만들었다. 이 노래는 임만섭이 불렀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명동샹숑이라는 '세월이 가면'은 이렇게 탄생했다.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강홍빈)이 한국전쟁의 화마가 할퀴고 간 1950-60년대 문화예술인들의 공간으로 재탄생한 명동을 주제로 하는 기획전을 마련한다.
19일 개막해 3월 말까지 박물관에서 개최하는 이번 특별전은 당시 경향신문과 연합신문사 같은 데서 신문기자 생활을 하면서 명동을 주무대로 문화예술인과 교유한 이봉구(191-1983)가 '명동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구성한다.
이봉구는 '명동백작' 혹은 '명동신사'라 불렸는가 하면, 최불암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술집 은성에 앉아있다 해서 '은성의 풍경화'라고도 일컫기도 했다.
이번 기획전은 1953년 백영수 화백의 개인전 개최 당시 모나리자 다방 풍경을 되살렸다. 이를 위해 박물관은 당시 전시에 내걸린 작품을 이곳저곳에서 빌려왔는가 하면, 당시 방명록도 입수했다. 이 방명록에는 김동리의 이름도 보인다.
더불어 명동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시인 김수영을 위한 코너도 마련했다.
김수영은 1959년 춘조사를 통해 생전 자신의 유일한 시집 '달나라의 장난'을 출간했다.
한데 이번 특별전에는 이 시집 육필 원고는 물론이고 출판에 이르기까지의 편집을 생생히 보여주는 원고수정본까지 시집 출간에 이르는 전 과정을 생생히 보여주는 자료를 유족에게서 빌려 전시한다.
1957년, 명동은 국립극장이 들어서면서 명실상부한 문화예술의 메카로 부상한다. 이번 기획전에는 영원한 햄릿 김동원이 당시 실제 착용한 햄릿 의상과 연기노트를 내놓는다.
1950년대 전성기를 누린 여성국극의 영원한 공주 김진진의 대본과 사진 스크랩, 여성팬이 보낸 스크랩도 아울러 전시한다.
하지만 명동은 1970년대 도시개발과 함께 국립극장도 남산으로 이전하고 다방도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하면서 패션과 유행의 공간으로 변모한다. 그런 가운데서도 동인제 중심의 극단과 소극장이 생겨나난다.
까페 떼아뜨르, 삼일로 창고극장, 엘칸토 소극장에서 실험 연극이 탄생했는가 하면 쎄시봉, 오비스 캐빈 등이 문을 열면서 통기타 음악의 본고장이 된다. 또, 명동성당을 중심으로 민주화운동 기지로도 부상한다.
이번 기획전은 70년대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명동의 변화상도 아울러 조명한다.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서울=연합뉴스)
청년사업가 김동근이 1955년 문화예술인을 위한 공간으로 서울 명동에 문을 연 동방문화회관에는 시인들인 박인환과 김수영이 들락거렸다.
비슷한 시기 명동에는 모나리자 다방이 있어 1953년에는 백영수 화백이 개인전을 열기도 했으며, 인근 음악다방 돌체에는 나운영과 김순남, 이건우 등이 드나들면서 작곡 활동을 했다.
명동에는 경상도집이라는 유명한 선술집이 있었다. 어느 날 이곳에서 박인환은 시상이 떠올라 시를 짓고, 그것을 듣고 있던 작곡가 이진섭은 곡을 만들었다. 이 노래는 임만섭이 불렀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명동샹숑이라는 '세월이 가면'은 이렇게 탄생했다.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강홍빈)이 한국전쟁의 화마가 할퀴고 간 1950-60년대 문화예술인들의 공간으로 재탄생한 명동을 주제로 하는 기획전을 마련한다.
19일 개막해 3월 말까지 박물관에서 개최하는 이번 특별전은 당시 경향신문과 연합신문사 같은 데서 신문기자 생활을 하면서 명동을 주무대로 문화예술인과 교유한 이봉구(191-1983)가 '명동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구성한다.
이봉구는 '명동백작' 혹은 '명동신사'라 불렸는가 하면, 최불암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술집 은성에 앉아있다 해서 '은성의 풍경화'라고도 일컫기도 했다.
이번 기획전은 1953년 백영수 화백의 개인전 개최 당시 모나리자 다방 풍경을 되살렸다. 이를 위해 박물관은 당시 전시에 내걸린 작품을 이곳저곳에서 빌려왔는가 하면, 당시 방명록도 입수했다. 이 방명록에는 김동리의 이름도 보인다.
더불어 명동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시인 김수영을 위한 코너도 마련했다.
김수영은 1959년 춘조사를 통해 생전 자신의 유일한 시집 '달나라의 장난'을 출간했다.
한데 이번 특별전에는 이 시집 육필 원고는 물론이고 출판에 이르기까지의 편집을 생생히 보여주는 원고수정본까지 시집 출간에 이르는 전 과정을 생생히 보여주는 자료를 유족에게서 빌려 전시한다.
1957년, 명동은 국립극장이 들어서면서 명실상부한 문화예술의 메카로 부상한다. 이번 기획전에는 영원한 햄릿 김동원이 당시 실제 착용한 햄릿 의상과 연기노트를 내놓는다.
1950년대 전성기를 누린 여성국극의 영원한 공주 김진진의 대본과 사진 스크랩, 여성팬이 보낸 스크랩도 아울러 전시한다.
하지만 명동은 1970년대 도시개발과 함께 국립극장도 남산으로 이전하고 다방도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하면서 패션과 유행의 공간으로 변모한다. 그런 가운데서도 동인제 중심의 극단과 소극장이 생겨나난다.
까페 떼아뜨르, 삼일로 창고극장, 엘칸토 소극장에서 실험 연극이 탄생했는가 하면 쎄시봉, 오비스 캐빈 등이 문을 열면서 통기타 음악의 본고장이 된다. 또, 명동성당을 중심으로 민주화운동 기지로도 부상한다.
이번 기획전은 70년대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명동의 변화상도 아울러 조명한다.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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