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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정민의 즐거운 나의 집

인테리어

변정민의 즐거운 나의 집

레이디경향 | 입력 2013.03.07 15:47

 

화려한 모델로 시작해 연기자, 라이프스타일 디자이너, 사업가까지 인생의 라운드를 끊임없이 개척하며 대중 앞에 나서고 있는 변정민. 새로 둥지를 튼 변정민의 집을 찾았다. 애정과 열정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손수 완성한 공간은 그녀와 꼭 닮아 있었다. 솔직하고 담백한 멋이 느껴지는 그녀 그리고 그곳을 들여다본다.



거실에서 바라본 주방. 오픈형 주방에는 기다란 아일랜드 테이블과 그 옆으로 테이블을 이어 놓아 제2의 가족실을 마련했다.

그녀의 공간


그녀의 공간은 아직 입주가 모두 끝나지 않은 새 아파트였다. 텅 비어 있던 새 아파트에 가족을 위한 공간이 설계되고 컬러가 입혀졌다. 최소한의 리노베이션으로 완성된 공간이지만 이사하고 꾸미는 데는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했다. 왜 그렇지 않았겠는가. 디자인은 물론 시공부터 데커레이션까지 모두 직접했으니 그 어떤 때보다 시간과 열정을 많이 할애했을 것이다. 그녀는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 뒷정리하느라 며칠 동안 잠을 거의 못 잤다고 투덜대면서도 공간을 소개하는 내내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집을 꾸미고 싶은 이라면 내공이 강한 이 집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듯하다. 시간을 두고 서서히 사들인 가구가 모여 만들어낸 공간의 분위기는 이사 오면서 교체한 그레이 컬러의 ㄱ자형 소파가 새로 들어왔음에도 자신의 기호와 취향과도 일치해 그 어떤 집보다 편안한 자신만의 휴식처가 되어준다.

그렇게 공들인 공간에 들어서니 그녀의 생각이 거울처럼 비친다.
"집을 꾸미는 일도 계획을 세우는 것도 첫 번째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집의 특성을 파악하고, 컨셉트를 정하고, 디테일한 부분을 결정해나가는 과정 말이에요. 패션과 마찬가지로 집을 지나치게 꾸민다거나 일제히 컬러를 맞추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을뿐더러 마음에 든다고 즉흥적으로 선택하기 보다는 오랜 시간에 걸쳐 가구를 사들이고 의미 있는 가구가 하나둘 모여 공간을 채우는 것을 이상적으로 생각하죠."



카페에서 흔히 보던 레일 조명을 달아 간접조명으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주방의 분위기에 변화를 주고 싶을 때 안성맞춤이다.



거실에서 방으로 이어지는 복도가 꽤 긴 편인데도 한결 밝은 느낌이 나는 이유는 하얗고 밋밋한 벽면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분위기의 복도를 따라 양쪽으로 그림을 걸어 여백을 채웠기 때문이다. 복도 끝에는 아이 장난감을 놓아 갤러리가 연상되는 공간으로 연출한 것으로 이 집의 첫인상은 결정됐다.

그녀는 이곳으로 이사를 오면서 소파와 주방 가구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새로 구입하지 않았다. 그녀의 공간에선 집 안 곳곳을 채우고 있는 그림 이야기를 빼놓을 순 없다. 컬러풀하고 위트 있게 표현된 그림들은 그녀가 오랫동안 꾸려온 비엔웍스 다이어리 커버의 주역들. 에티엔 보메링거, 에바 알머슨 그리고 올해의 다이어리를 장식해준 아담 그린까지. 애착을 갖고 있던 그림들이기에 하나둘 모아온 것들이 이제 공간에서 하나의 스타일을 구축하고 있다. 그림들이 그녀가 직접 꾸민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일까. 그림 몇 점만으로 집 안이 갤러리처럼 보이는 이유는 다크 컬러의 가구들로 공간을 채우고 이와 대비되는 화이트 벽을 선택했기 때문일 것이다.



배수관이 그대로 드러난 천장은 그동안 상업공간에만 적용됐던 요소를 과감히 끌어들인 새로운 시도. 그 아래에는 오리엔탈 콘솔과 그림 한 점을 배치해 디스플레이와 아트로 가구와 그림이 어떻게 하모니를 이루는지 조화의 기술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 집의 백미는 주방. 그녀 역시 가장 애착이 가는 곳이라고. 기능성이 떨어지는 주방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주방 한쪽 벽면에 모두 빌트인 주방 가구를 짜 넣고, 맞은편에 긴 아일랜드를 만들어 여유롭게 주방 일을 할 수 있도록 한 것. 그릇과 주방도구들이 워낙 많아 충분한 수납공간이 절실했기 때문에 곳곳에 수납장을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또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그녀와 남편의 성향을 반영해 수납은 보이는 것이 아닌 철저히 감추는 방식을 선택했다. 덕분에 자칫 지저분해 보일 수 있는 주방이 콤팩트하게 완성됐다.

"가족과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주방이라 각별히 신경 썼죠. 주방이 온 가족이 함께 공유하는 공간이길 바랐어요. 저는 이곳에서 요리도 하고 살림도 하지만 아이들은 공부도 하고 놀이도 하죠. 요리하는 것을 즐기는 저와 남편을 고려해 아일랜드의 크기에 여유를 주었고 오픈 형태로 만들어 거실과 연결감을 줬어요."



1꼭 필요한 기능적인 장식 외에는 다른 오브제를 사용하지 않은 것도 눈여겨볼 점. 대신 임팩트 있는 작은 소품으로 공간에 힘을 더하는 정도로 포인트를 준다. 그중 하나는 모던한 공간에 잘 어울리는 감각적인 디자인의 캔들이다. 스와지 캔들 제품.2그녀는 요즘 캡슐 커피에 빠져 있다. 원하는 맛과 향이 담긴 커피 캡슐을 머신에 꽂고 버튼만 누르면 신선한 커피를 맛볼 수 있기에 집에 있을 때 혹은 외출할 때 챙기게 된다고. 공간에 잘 어울리는 컬러와 디자인 또한 놓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네스프레소 픽시 다크브라운 제품.

이제 그녀에게 남겨진 숙제는 아일랜드와 거실 사이에 커다란 테이블을 놓는 것. 그곳에서 좋아하는 지인들에게 멋진 만찬을 대접하고 싶다고. 주방에서 천장을 올려다보니 천장까지도 신경 써서 리모델링한 흔적이 엿보인다. 넓은 거실 특유의 시원함을 보여주기 위해 몰딩을 최소화하고 배수관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아이디어를 낸 것. 결과적으로 천장고가 높아져 시원하고 탁 트인 집이라는 느낌이 절로 든다. 절제된 미감과 감각적인 라이프스타일이 부드러운 조화를 이루는 이 집의 매력은 아예 감추거나 혹은 과감하게 드러낸 그녀의 기교에 기반하고 있다. 공간 곳곳에 아이디어는 존재하지만 어느 것 하나 과장되게 치장하거나 욕심을 부린 흔적이 없다. 그 결과 아파트란 획일적인 공간을 그녀만의 색으로 세련되게 변화시켰으며 무엇보다 공간과 삶의 가치에 무게를 두는 그녀의 생각이 좋은 공간을 만들었다. 그녀는 이번에 시도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1년 뒤에 다시 풀어보고 싶다고 한다. 때문에 그녀의 공간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녀의 라이프스타일




침실과 파우더룸을 연결하는 도어는 에칭 유리를 사용한 슬라이딩 도어로 멋을 더했다. 내추럴한 스킨 가죽의 암체어가 공간에 편안함을 실어준다. 이곳에 앉아 안락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에디터와 포토그래퍼가 카메라로 공간을 투어하는 동안 그녀는 촬영을 위해 몸에 착 감기는 원피스로 재단장했다. 아이 둘을 낳았음에도 여전히 날씬하고 매력적이다. 세련된 패션에 차갑고 도도한 표정이 어울릴라치면 이내 환하고 털털한 웃음으로 주변 이들의 마음을 밝게 만들어준다. 그뿐인가. 마른 체구에서 뿜어 나오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심상치 않다. 문득 그녀를 움직이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려한 모델에서 연기자, 라이프스타일 디자이너, 사업가까지 다양하고 도전적인 삶을 살게 하는 그 무엇 말이다. 그녀는 자신을 신나게 만드는 일은 아늑하고 편안한 집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이라고 했다. 그리고 또 하는 그녀가 만든 브랜드인 비엔웍스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주변인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카드에서 출발한 비엔웍스가 벌써 열 살이 넘었을 만큼 세월이 흘러 문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자리를 굳혔으니 말이다. 지금은 비엔웍스로 친밀한 일상용품을 만드는 일에서 집을 고치는 일까지 인생의 라운드를 개척했다. 실내건축을 전공하기도 했지만 워낙 집에 대한 애정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는 집에 관련한 것뿐만 아니라 책, 디자인, 요리 등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모든 것에 관심을 열어둔다.



옷 등을 수납할 공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한쪽 벽면에 붙박이장을 만드는 것으로 해결. 공간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슬라이딩 도어를 선택했다. 진한 브라운 컬러의 침대와 심플한 화이트 컬러의 베딩이 어우러진 침실은 간결한 구성으로 마치 호텔 침실처럼 정적이고 아늑하다. 침대를 벽에 붙이는 대신 붙박이장 앞으로 놓아 공간 활용은 물론 이국적인 분위기까지 연출했다.



두 딸의 방은 파스텔 핑크 컬러를 메인으로 여자아이의 감성에 맞게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집 밖에서의 일만으로도 충분히 벅찰 텐데 그녀는 육아, 집안일까지 하나하나 꼼꼼히 챙긴다. 가사는 마사 스튜어트, 육아는 메리 포핀스가 절로 떠오른다. 이 모든 일들을 해내는 데는 부지런한 천성에다 시간을 쪼개 쓰는 계획성에 있을 것이다. 그녀는 많은 부분을 언니 변정수에게 배운다며 망설임 없이 언니를 롤모델이라고 부른다. 모델로 시작해 현재는 연기, 패션 사업에 몰두하며 항상 열정적이고 변함없이 열심히 해내는 언니를 보노라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된다고. 하지만 그 긴장 속에서도 정신적 여유를 추구하며 삶을 긍정하고 즐기는 태도를 지녔다. 그녀는 내면과 외형의 조화로운 지점을 아는 듯하기에 그 평형점에서 진짜 아름다운 인생을 누리고 있는 것 같다.

<■진행 / 김지영 기자 ■사진 / 원상희 ■디자인 & 시공 / 비엔웍스(02-3453-8393) ■제품 협찬 / 네스프레소(080-734-1111, www.nespresso.com), 바이밀리(031-719-1500), 스와지 캔들(02-2263-4931, blog.naver.com/bobby_clara), 스텔라(02-3444-8040), 쏘홈(02-574-9497), 한샘(031-918-1105) ■의상 협찬 / 마르니(02-543-4547) ■헤어 & 메이크업 / 예산, 인선(순수 청담설레임점, 02-518-6221) ■패션 스타일리스트 / 신우식(나피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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