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난 그녀를 보면서 내 모습을 되돌아보았다.
그녀 왈, 언니는 그대로이네.
그런데 그녀는 많이 변해있었다. 언니들 틈바구니에서 어리광만(?) 부리더니
아주 의젓해져있었다.
대견스럽고, 한편 그동안 도와주지 못한 것이 너무 미안하기만했다.
나는 멋적게 한마디 한다.
"이것아, 왜 그렇게 연락 안한거야. 연락좀 하지..."
내 말이 채 끝을 맺지못한채 허공에 맴돈다.
"으응, 언냐, 바빳어..."
그녀 역시 끝을 맺지못했다.
그렇게 우리는 거의 5년만에 만났지만, 만났을 때만 잠깐 어색했을 뿐 예전과 똑 같았다.
다만 그녀는 그동안 앳띤 새댁 티를 벗고 사회적으로 성장해있었다. 그럴 때 그녀가 참 대견스럽고
한편 부러웠다. 나는 그때 그대로인데...
나는 또 뜬금없이 한마디 내뱉듯 말했다.
"나 늙었지?"
"아냐, 언니, 언니는 전과 똑 같아...(잠시 머뭇대더니) 언니, 아직 글 쓰고 있지?"
"응? 뭐라고?"
"언니 글쓰잖아요."
"아, 내 책 출간했는데, 담에 만나면 한 권 줄께."
책 이야기를 하니까 안심이 되었다. 예전의 그녀 분명한 것 같고...
한편 나도 그녀를 위해 뭔가 해줄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내심 기뻤다.
그녀는 새댁 때 작게 사업을 하던 중, 좀 더 확장해서 막 시작을 하는데 그만 '세월호' 사건이 있어서
한동안 어려움이 많았다. 다행이 사업을 정리하고, 그 후 차츰 우리한테서 자취를 감추었다.
가끔씩 생각이 나고, 또 가끔씩 전화는 했지만 그뿐 소식이 없다가 이번 년초에 만나서 지금껏
이어오고 있다. 모임도 건전한 것만 하고...
지난 화요일은 사진을 찍어달래서 갔는데 너무 의젓해서 저절로 감탄이 나왔다.
"언냐, 나 잘했어?" 내가 너무 감탄을 했더니 배시시 웃으면서 한마디 했다.
"이것아, 스피치는 언제 배워서 이렇게 잘하는 거야? 너무 멋있다."
그녀와 헤어져서 집으로 오면서 내 모습을 바라보았다. 나는 지금 내 길을 잘 가고 있는 것인지 생각하면서
오래전 그녀와의 시간들이 오버랩되었다.
"이것아 부디 지금처럼 당당하게 잘 사는 거야,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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